Below

2013년,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

2013년,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

Daft Punk의 귀환이 <SNL> 전파를 타고

귀환의 실체는 2011년부터 조금씩 단서를 드러내고 있었다. 2011년부터 Nile Rodgers, Paul Williams, Giorgio Moroder가 저마다 Daft Punk와의 연결고리를 인정한 것이다. 지금은 모두가 이들이 Daft Punk의 앨범에 실제로 참여한 콜라보레이터들이란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시 대다수의 팬들은 선뜻 믿을 수 없었다. Daft Punk의 컴백을 상상하기도 힘든 상황에 그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의 앨범이 될 것이라는 루머와 추측들은 ‘사실이기엔 너무 꿈 같은’ 이야기들이었던 것이다. 그 사이 인터넷을 떠돌던 <No End>라는 타이틀이 붙은 앨범 커버가 가짜로 판명 나고, 신보 수록곡이라며 일파만파 퍼져간 “Emphazed”라는 정체불명의 트랙 역시 ‘낚시’로 드러나면서 팬들은 낙담하게 했다. 하지만 소니 뮤직(콜럼비아 레코드)이 Daft Punk가 8년만의 귀환을 알리는 신보 발매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심은 열광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2013년 5월, <Random Access Memories> 앨범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Random Access Memories> 앨범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과잉이다. 하지만 수개월 간 이어진 앨범의 마케팅 캠페인에 걸쳐서 가장 뜨거웠던 순간 중 하나는 티저 광고가 처음 <Saturday Night Live>를 통해 전파를 탔을 때다. 이 15초 분량의 티저 동안 확인할 수 있던 “Get Lucky” (당시에는 트랙의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의 펑키한 기타 사운드에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차 티저에서는 그 위에 Daft Punk 특유의 로보틱 보컬이 더해지며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티저에서 드디어 Pharrell Williams와 Nile Rodgers를 대동하고 Daft Punk가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 1차 티저

△ 2차 티저

△3차 티저

 

이번 프로모션은 앨범의 지향점과 일맥상통하는 고전적인 마케팅 캠페인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70년대 디스코와 초기 전자음악에 대한 동경 및 재현이었던 만큼 그들은 의도적으로 SNS, 인터넷 광고는 배제하고 옥외 빌보드 광고와 40년 가까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TV 쇼 등을 광고 플랫폼으로 선택한 것이다.

 

Avicii, 한국 팬들에게 “Levels”를 선물하다

c37cf2bad8bda5f7bae9b8795ac2d068

 

Avicii가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1년 5월 <World DJ Festival>을 통해 내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좋든 나쁘든 “Levels”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이 Avicii. 안타깝게도 “Levels”가 한창 상한가를 치던 2012년 동안 Avicii의 공연을 한국에서 볼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2년 12월, <Road To Ultra Korea>에서 공개된 <Ultra Korea 2013>의 헤드라이너 라인업 소식은 국내 댄스뮤직 팬들을 기대감으로 부풀어오르게 했다. 트랜스의 황제 Armin van Buuren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또 다른 헤드라이너가 이제는 분명한 정상급 스타로 확고히 올라선 Avicii였기 때문이다.

올해 3월 <UMF Miami 2013>에서 컨트리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한 실험적 세트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그가 한국에서는 어떤 세트를 보여줄 지가 이번 <Ultra Korea 2013>의 큰 관건 중 하나였다. 당시 Avicii는 “Levels”의 인기와 스스로 거리를 두고 있었고, 정규 앨범의 작업과도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Ultra Korea 2013>을 2주 앞두고 국내 EDM 팟캐스트 <EARSLAP>에서 진행한 특집 에피소드에 출연한 Avicii가 선보인 게스트 믹스는 초창기의 트랙들에서부터 정규 앨범에 수록될 신곡들을 아우르는 완성도 높은 세트로 국내 팬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Ultra Korea 2013> 무대에서 어떤 세트를 보여줄 지 가늠해볼 수 있는 이 믹스에서도 “Levels”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vicii는 한국 팬들을 위해 약간의 변칙을 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팬들에게 직접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까? <Ultra Korea 2013>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무대 최후의 트랙으로 그는 “Levels”를 선택한 것이다. 덕분에 당시 잠실 경기장을 채우고 있던 수많은 관객들은 “Levels”를 라이브로 경험하는 목마름을 채울 수 있었고, 현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Ultra Korea 2013>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팬들은 목청껏 “Levels”를 따라 불렀고, 춤추고, 환호했다.

Avicii 앨범 프로모션의 굴욕

Avicii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짧게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Avicii가 정규 앨범 발매에 맞춰 지난 8월 진행한 “#TRUEREVEAL” 프로모션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트위터로 #TRUEREVEAL 해시태그를 달아 트윗을 보내면, 이에 연동된 컴퓨터를 통해 초대형 스피커의 볼륨이 조금씩 커지고, 볼륨이 충분히 커지면 그 음파로 유리 스크린을 깨뜨려 <True> 앨범의 커버 아트를 공개한다는 바이럴 이벤트였다. 언뜻 참신한 발상에 전세계 엄청난 수의 팬들이 수십 시간에 걸쳐 트윗을 보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실험’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앨범 커버 아트를 가리고 있는 유리 스크린을 소리로 깨뜨리려면 소리의 주파수가 유리의 고유 진동수와 일치해야 한다는 조건을 간과한 것이다. 단순히 볼륨을 무작정 높이는 것만으로는 앨범 커버를 드러내기가 애초에 불가능했다.

물론 이것조차도 노림수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마케팅은 Avicii의 정규 데뷔 앨범의 커버 아트를 최초로 확인하고 싶어한 수십 만 명의 팬들이 수십 시간 동안 유투브 생중계를 틀어놓고 Avicii의 로고와 팬들의 트윗들을 뚫어져라 감상했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 동안 “You Make Me”가 무한반복되며 팬들의 귀에 각인 됐다. 광고에서 말하는 단순노출효과는 톡톡히 챙겼으며, 이 희한한 이벤트에 심기가 불편해진 deadmau5의 장난스런 트윗이 스크린에 등장해 화제가 것은 덤이다.

 

BNS Krew의 영상 티저들

<북방져스>, <북방액츄얼리>, <북방하라>, <명동나이트페스티벌 1544-북방북방>, <BNS Krew 2nd Anniversary Party>. Airmix, Bagagee=Viphex13, Team Boner, VJ Nine, 6mmsin, Hospital Photograph로 구성된 BNS Krew의 유쾌하고 재기 넘치는 영상들은 국내 팬들에게 많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명 영화와 게임, 광고 등을 패러디 해 재치 있게 즐거움과 공연 홍보를 녹여낸 이 영상들을 직접 확인해보자.

 

 

771c6008a51af712045a6360f556ea78

DJ MAG TOP100DJS의 위기인가

올해 DJ MAG의 <TOP 100 DJS> 투표가 논란의 대상이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인기 투표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이 더욱 많아졌다.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TOP 100 DJS> 랭킹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극명하게 갈렸다. 대부분의 DJ들은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팬들의 표를 얻고자 노력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Gareth Emery는 이 투표에 관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 홍보 활동을 펼치는 DJ들을 역겨워 하며 자신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당부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라리 광고에 돈을 쏟아 부을 만큼 순위에 집착하는 다른 DJ들에게 표를 주는 것이 나으며, 자신은 홍보에 들어갈 돈을 자선 단체에 돈을 기부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Diplo도 DJ MAG 순위에 아예 이름을 올리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실패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Hardwell이 25세의 나이로 최연소 1위 등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젊은 아티스트들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Tenashar의 순위 진입 등이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공연도 안 하고 DJ도 아닌 Daft Punk가 순위에 진입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자 DJ MAG은 팬들의 투표 외에는 아무런 데이터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다시 말해 단순한 인기 투표로 치부될 수도 있는 체계상의 허점을 드러낸 셈이기도 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공신력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DJ MAG의 <TOP 100 DJS> 랭킹이 2014년에는 팬들과 아티스트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고스트 프로듀싱 논란

Hardwell이 인터뷰에서 “비트포트 10위권에 내가 고스트 프로듀싱 한 트랙이 있다”고 폭로한 사건이나 Martin Garrix가 “’Animals’로 성공하기 전에 유명한 트랙을 고스트 프로듀싱 해줬다”고 털어놓는 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고스트 프로듀싱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Benny Benassi는 비교적 깔끔하게 고스트 프로듀싱을 인정하는 편이다. 이밖에도 수많은 빅 아티스트들이 고스트 프로듀서를 쓴다는 루머에 휩싸이거나 실제로 확인이 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댄스 뮤직이 전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함에 따라,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실질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는 트랙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결정하는 큰 요인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고스트 프로듀싱은 아티스트로서의 진정성 문제뿐만 아니라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댄스 뮤직 산업 속에서 DJ와 프로듀서의 관계 (또는 차이)를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f3486863e53bddb2131ef18a4794853f

 

지금 고스트 프로듀싱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생각보다 훨씬 대담하며 체계적이다. 다양한 분야의 프리랜서들이 일을 구하는 Freelancer.com에는 “작곡에서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고스트 프로듀서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Rebelution Studios라는 업체는 전문적으로 DJ들에게 곡을 파는 고스트 프로듀싱 팀이다. 비트포트 톱 100에 3곡을 진입시켰다거나, ‘엄청난 빅 아티스트’가 우리의 새로운 고객이 되었다는 식의 홍보를 하고 있다. Got Groove 24/7 역시 고스트 프로듀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의 서비스는 거의 모든 EDM 하위 장르에 걸친 작사, 작곡, 실제 프로덕션을 포함하고 있다.

868e483b06526b4de92439f53f060c29

업계에서는 고스트 프로듀싱이 끊이지 않는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최근의 댄스 뮤직 경향이 DJ들로 하여금 프로듀서의 역할까지 할 수밖에 없도록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히트 싱글을 보유해야만 더 큰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등의 방향으로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요인은 바로 과중한 투어 일정이다.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DJ들은 세계 곳곳의 클럽과 페스티벌을 돌아다니며 일년 내내 공연을 펼친다. 앨범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투어를 쉬고 스튜디오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는 Kaskade가 지적했듯, 한 해 수백 회에 가까운 공연을 소화하면서 프로듀싱까지 병행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점점 더 빨라지는 댄스 뮤직의 페이스를 꼽는다. 인기를 유지하고 꾸준히 수입을 얻기 위해서 예전보다 더욱 짧은 주기로 히트 싱글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음악 매체 Magnetic Magazine의 Alex Vickers는 고스트 프로듀싱에 관한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Dr. Luke를 들어본 적 있나? 그는 미국 팝 시장의 가장 유명한 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서 Ke$ha나 Katy Perry의 노래들을 만들어 빌보드 Top 40에 올리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역시 엄밀히 말하면 고스트 프로듀서인 셈이다. 당대 팝 음악의 판도를 좌지우지 하고 있으면서도 Katy Perry와 Ke$ha를 전면에 내세울 뿐이다. 그리고 그 역시 일반 대중들에게는 아무런 인지를 받지 않는 수많은 전설적인 프로듀서 중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 언더그라운드를 벗어난 일렉트로닉 장르가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전능한 원맨쇼”라는 환상을 접고, 대신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 예리한 청각을 키우는 것이 낫다. 물론 프로듀서 겸 DJ로서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아티스트들도 분명히 있지만, 현실은 그러한 아티스트들은 우리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앞으로 DJ와 프로듀싱에 대한 업계와 팬들의 관념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 지 주목해볼 만하다.

 

다음엔 얼마나 젊은 누가 무엇을 하려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데뷔한 89년생 Avicii가 올해 가장 중요한 앨범 중 하나인 <True>로 정상의 자리에 섰다. 92년생 Porter Robinson은 어렸을 적 <Dance Dance Revolution>을 통해 처음 접한 전자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 가장 촉망 받는 차세대 프로듀서로 인정 받았다. “Pop Culture”로 스타덤에 오른 94년생 Madeon은 “Icarus”, “Finale”, “Technicolor”를 통해 이미 자신만의 뚜렷한 사운드를 구축하고 여전히 발전 중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95년생 Danny Avila가 올해 3월 <UMF Miami 2013> 무대에 오르고, 라스베가스 Hakkasan과 레지던트 계약을 맺는 최연소 아티스트가 되며 deadmau5, Tiesto, Calvin Harris와 한 식구가 되었다. 마침내 96년생 Martin Garrix는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메가 히트 싱글 “Animals” 단 한 곡으로 올해 가장 많인 인기를 얻은 트랙의 주인공이 되면서 최연소 비트포트 차트 1위의 기록을 세웠다.

04808ee912af647b42f94082838518e6

 

Swedish House Mafia의 마지막 인사

작년 처음 세간에 알려진 Swedish House Mafia의 해체 소식은 팬들을 큰 충격과 비탄에 빠뜨렸다. 2008년 Axwell, Steve Angello, Sebastian Ingrosso가 결성한 Swedish House Mafia는 2010년 첫 싱글 “One”을 시작으로 눈부신 성공 가도를 달리며 메인스트림 EDM의 가장 핵심적인 아티스트의 자리를 차지했다. 2011년 “Save The World”과 “Antidote”는 오랜 시간 동안 여러 페스티벌의 필수 트랙으로 사랑 받았고 이듬해 “Greyhound”, 그리고 마지막 싱글 “Don’t You Worry Child”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2012년 6월 Swedish House Mafia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2012년 후반기 예정된 투어가 그들의 마지막이 될 것임을 밝혔다. “오늘 저희는 곧 시작 될 투어가 저희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희의 여정에 함께 해준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 We came, we raved, we loved.”

<One Last Tour>로 명명된 고별 투어의 종착지는 <UMF Miami 2013>였다. 유례 없는 2주 일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해진 스케일을 자랑했던 올해 <UMF> 페스티벌에서 트리오는 최후의 공연을 펼쳤다. 그들의 해체를 아쉬워 하며 눈물 흘리는 팬들에게 “오늘밤 여러분은 아름답습니다. 여러분은 처음부터 저희와 줄곧 함께 해줬죠. 그러니 이 모든 것이 시작된 마이애미에서 여러분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맞지 않을까요? Swedish House Mafia가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We came, we raved, we loved!”라고 인사를 건네는 순간은 <UMF Miami 2013> 최고의 명장면이다.

a1296155af458d89ed40d039319a19f3 a1296155af458d89ed40d039319a19f3_1 d52f649b596b7ec220f52563d12484e3_1

 

 

기록의 사나이 Calvin Harris

dcdfb130f4929eec68519bc219db8496

Calvin Harris가 댄스 뮤직 역사에 남을 기록들로 한 해를 장식했다. 2012년 발표한 정규 앨범 <18 Months>는 그를 당대 댄스 뮤직의 가장 빛나는 스타로 만들어주었다. 총 15곡의 트랙이 수록된 이 앨범에서 무려 9곡을 UK 싱글 차트 TOP 10에 진입시켰다. 지난 8월 8곡을 진입시키면서 종전의 기록을 가지고 있던 Michael Jackson을 제치고 ‘단일 앨범 최다 TOP 10 싱글’의 기록을 세운 후 한 곡을 더 추가해 9곡을 올리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Bounce”, “Feel So Close”, Let’s Go”, “We’ll Be Coming Back”, “Sweet Nothing”, “Drinking From The Bottle”, “I Need Your Love”, “Thinking About You”, “We Found Love” 모두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사랑을 받았다. 정규 앨범도 올해 8월을 기준으로 영국에서만 65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더블 플래티넘 인증의 영예를 얻었다.

앨범의 성공은 그에게 수많은 수상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2013년 그래미에서 “We Found Love” 뮤직비디오로 ‘Best Short Form Music Video’, “Sweet Nothing”은 음악 매체 NME가 선정한 ‘Dancefloor Anthem’을 차지했다. <International Dance Music Awards>에서는 “Sweet Nothing”으로 5개 부문에 후보에 오른 후 ‘Best Commercial/Pop Dance Track’을 수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중 하나인 Ivor Novello Awards에서 ‘올해의 작곡가상’을 차지하며 아티스트로서 음악성을 인정 받았다. 그리고 <18 Months> 앨범과 “Sweet Nothing” 싱글로 오는 1월 열리는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상태다.

아울러 그는 현존 댄스 뮤직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수입을 챙기는 인물이기도 하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The World’s Highest-Paid DJs’ 랭킹에서 Calvin Harris는 무려 4천 6백만 달러 (한화 약 550억원)에 이르는 연간 수입을 기록했다. 이는 2위 Tiesto가 벌어들인 3천 2백만 달러와도 상당한 격차가 있는 액수인 동시에 힙합의 거물 Jay-Z와 Kanye West, 팝 슈퍼스타 Katy Perry보다도 높은 것이다.

“앞으로 나올 내 노래들은 차트 상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조금 더 딥한 댄스 뮤직을 만들 계획을 암시했던 그가 2014년에 보여줄 음악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MONEY TALKS

2012년부터 EDM은 ‘다음 대세’ 장르로 미국 메인스트림 음악 시장에 올라섰다.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대형 페스티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규모가 폭발적으로 팽창한 것은 물론 Avicii와 Calvin Harris를 앞세운 댄스 뮤직이 미국과 영국 차트에서도 상당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엄청난 자본이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SFX Entertainment와 라스베가스의 급부상을 통해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 기업가 Robert F. X. Sillerman이 세운 SFX Entertainment는 90년대 설립되어 미국 각지의 공연기획사들을 하나의 거대한 전국적 기업으로 통합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이후 그는 해당 사업부문을 2000년에 Clear Channel Communications에 4억 달러에 매각했다. Clear Channel Communications는 이를 바탕으로 2005년에 Live Nation을 설립한다. Live Nation은 2012년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콘서트 프로모터로서 세계 각국에서 대형 페스티벌과 콘서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6b74b21afd665d8d2641c1aa69d6e643

한편 Robert F. X. Sillerman은 2012년 들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한 댄스 뮤직에 눈을 돌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공격적인 자본 투자로 미국 및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파티 기획팀들의 지분을 사들이는 동시에 댄스 뮤직과 관련된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도 끌어들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Tomorrowland>, <Mysteryland>, <Q-Dance>, <Sensation>을 기획하는 벨기에의 ID&T와 대표적인 댄스뮤직 음원 스토어 비트포트를 인수한 것이다. 지난 11월에는 <Electric Zoo>를 기획하는 Made Event도 인수했다. 호주에서 <Stereosonic>과 <Creamfields Australia>를 주최하는 Totem OneLove도 SFX의 식구가 되었다.

미국에서 댄스 뮤직이 대박을 치면서 스페인의 이비자가 주춤하는 사이 라스베가스가 무섭게 성장했다. EDM 파티와 페스티벌들이 관객을 유치하는 힘에 주목한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은 댄스 뮤직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하고 잇따라 초호화 클럽들을 비즈니스로 삼았다. 그 결과로 Hakkasan과 Light가 각각 올해 4월과 5월에 문을 열었다. Hakkasan은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로도 유명한 만수르가 1천억원을 투자했다. Light는 <태양의 서커스>를 이끄는 Guy Laliber와 합작해낸 클럽이다. 무엇보다도 천문학적인 출연료를 동원해가며 현재 EDM 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들을 레지던트로 ‘싹쓸이’ 해갔다. 게다가 그 중에는 독점 레지던시 계약이 대부분이다. 회당 억대에 이르는 출연료를 받으며 공연을 펼친다.

014c82b52e14426182c9231fd0a35214 dec907f1b404d65c7992540f4f95a6c4

 

자연스럽게 거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EMC>, <IMS>, <Miami Music Week>, <ADE> 등 다양한 댄스 뮤직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업계 주요 인사들과 아티스트들이 조심스럽게 신중함을 표했다. 실제로 SFX에 인수된 비트포트는 최근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DJ와 팬들을 이어주는 소셜 미디어, 믹스테잎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 등이 포함되어 있던 기타 사업부문들을 폐지하고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한 다음 음원 스토어 부문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투자금의 회수를 위해 수익성만을 기준으로 댄스 뮤직 시장을 재단하기 시작하면 씬을 풍성하게 하는 시도가 위축되는 동시에 인기에 영합하는 음악과 이벤트만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페스티벌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명 페스티벌 브랜드들이 활발하게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라스베가스 기반의 페스티벌 <EDC>가 런던으로 진출해 매진을 기록하는 성공을 거둔 후, 오는 2014년에는 멕시코로 진출할 것을 발표했다. <Tomorrowland>는 <TomorrowWorld>를 통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호주의 <Future Music Festival>도 말레이시아에서 <FMFA>를 성공적으로 열고 있으며, <UMF>는 올해 일본 <Road To Ultra>를 개최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페스티벌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4!

이밖에도 다양한 사건과 움직임이 2013년 한 해의 EDM 씬을 가득 채웠다. 민원과의 전쟁, 페스티벌 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안전사고들, will.i.am의 표절 사건, deadmau5의 파이팅 넘치던 모습 등이 있었지만 전부 담지는 못했다. 국내에서도 Justin Oh가 영국 에이전시와 계약을 하고, Moon Records를 필두로 국내 레이블들이 해외 진출은 물론 해외 아티스트들과의 레이블 사업도 활발히 펼치는 등 고무적인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많은 논란과 잡음 역시 끊이지 않은 한 해였지만 여전히 2012년의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점점 더 성숙화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에는 어떤 아티스트와 트랙, 사건들이 우리를 열광하게 만들 것인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2013년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여러분의 기억에 남는 2013년 댄스 뮤직 씬의 순간들은 무엇인가?

 

관련 게시물

Facebook Comments